배호 - 돌아가는 삼각지
이 노래가 나올 당시가 배호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1963년 ""굿바이"로 데뷔한 배호는 1966년 전우/나규호 콤비와 작업한 "누가 울어",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으로 이미
세간에서 인기를 몰기 시작하였는데 지병이 악화되면서 청량리에 있던 허름한 전셋집에 병구환을 하면서 잠시 쉬고 있었다.
마침 작곡가 배상태는 "돌아가는 삼각지"를 만들어 놓고 가수를 찾고 있었는데 당시의 인기가수 남일해는 연습만 해놓고
취입할 생각을 하지 않고 금호동은 구닥다리 노래라며 퇴짜를 놓았다.
유망 신인가수였던 남진도 여의치 않자 김호성이라는 무명가수를 통해 녹음을 하였지만 음반이 나오지는 않았다.
배상태는 언젠가 클럽에서 들었던 배호의 노래를 떠올리고 배호의 전셋방을 찾는다.
만성 신부전증 악화로 거동조차 힘들었던 배호도 처음에는 거절을 하였으나 거듭된 설득에 마치 자신의 쓸쓸한 처지를
대변하는 듯한 가사와 곡조에 숙명처럼 느껴져 장충동 녹음실에 비스듬히 누워서 가래를 뱉어가며 병세 중에서 이 노래를
녹음을 강행하여 음반으로 내게 된다.
이 노래는 20주간 가요차트 1위를 하는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 배호를 최고의 가수 자리에 앉히고 쉴 틈을 주지 않는
출세작이면서 그의 병세를 악화시키는 곡이 되었다. 배호가 병상에서 처음 취입한 오리지날 곡으로 올려본다.
목소리가 조금 갈라지고 호흡이 딸려 중간에 숨을 몰아쉬고 힘이 없는 끝음 처리가 더욱 쓸쓸한 느낌이 들게 한다.
전기 기타의 차분한 선율로 시작하는 전주부터 왠지 쓸쓸한 느낌으로 다시 없을 대중가요의 명곡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감상미를 주는 곡으로 20주간 1위가 명불허전이라. 이 곡을 녹음하는 배호는 가쁜 숨과 가래와 기침으로 힘든 녹음을 한다.
작곡가 배상태는 작곡한 곡보다 더 많은 곳에 쉼표를 넣는다.
정상적이라면 "삼각지 로터리에~"로 불러야 할 것을 "삼각지 로, 터리에~" 로터리를 끊어서 노래했고"외로운 사나이가~" 도
"외로운 사, 나이가~"로 사나이도 끊어서 간다.
2절 뒷 부분에서는 쉬는 구간에서조차 가쁜 숨소리가 녹음되었을 정도로 힘든 상태였다.
배호는 이곡이 발표되고 큰 인기를 끈 1967년 말 차중락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회고하였다.
"그때 당시 제가 숨이 굉장히 찼어요. 겨우 한 번 일어섰다간 앉고 일어섰다간 앉고 딱 한 곡 부르고 집에 왔어요.
오고 난 다음에 그 곡이 절대 되지 않을 것으로 알았거든요.
그런데 판이 나오고 노래를 들어보니까 이건 뭐 그냥 하나 아픈 것 같은 그런 것이 없고 말이예요. 이건 웬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고 말이예요." 제대로 서있지도 못해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기침을 하고 가래침을 뱉어가며 토막토막 이어간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는 이렇게 완성되었다.
그후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된 뒤 다시 "돌아가는 삼각지"를 녹음하였고 이 둘을 비교해 들어보면 많은 차이가 난다.
이 첫번째 녹음은 배호의 비장함과 절박함과 진정성이 짙게 배인 것이어서 더욱 사랑스럽다.
삼각지에는 지금은 없지만 입체교차로가 있었다. 입체교차로는 이 노래가 발표된 1967 완공되어서 "돌아가는 삼작지"
하면 삼각지 입체교차로 떠오르기도 하는데 삼각지라는 지명은 꽤 오래전부터 있던 지명이고 배상태가 노래를 작곡한 것도
1963년이다.
배상태는 노량진에서 전차를 타고 충무로로 가고 있었는데 한강인도교를 건너 용산을 지나 이곳을 지날 때 비를 맞고 쓸쓸히
걸어가는 한 사내의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삼각지 입체교차로는 교통량 증가로 원활한 교통을 위해 만들어져 30년 가까이 제 역할을 하고 교통량 증가로 1994년 철거되었다.
삼각지에는 배호의 동상과 "돌아가는 삼각지"노래비가 세워졌고 배호길이 조성되었다.
배호 - 돌아가는 삼각지
삼각지 로, 타리에 궂은 비는 오, 는데,
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 하며,
비에 젖어, 한숨 짖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왔다, 울고가는 삼각지,
삼각지 로타리를 헤메도는 이발길,
떠나버린, 그 사랑을, 그리워 하며,
눈물 젖어, 불러보는, 외로운 사나이가,
남 몰래, 찾아왔다, 돌아가는 삼각지
[출처] 가요(5060)/돌아가는 삼각지 - 배호|작성자 첫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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