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남 - 정주고 내가 우네
아마도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수가 부른 노래를 찾는다면 바로 이 곡 "정 주고 내가 우네"일 것이다.
1967년부터 곡을 쓰기 시작한 김희갑의 작품으로 1968년 발표된 김희갑 작곡집에 박일남이 "유정무정(有情無情, 정주고 내가
우네)"로 먼저 취입한 곡이다. 1966년 취입으로 표기된 곳도 있으나 김희갑의 작곡가 데뷔가 1967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주고
내가 우네"로 수록된 "힛트가요 1"도 1968년에 발표되며 "월남의 달밤"이 수록된 "박일남 신곡 힛트가요 앨범 2"도1968년
발표, 1968년 발표한 원곡 "유정무정"을 들어보자.
김희갑은 Key Boys 시절부터 음반기획 등 관계를 맺어오다가 1967년부터 결성해 활동을 시작한 He5가 1970년 김희갑 작곡집
앨범을 만들게되자 준 곡. 뒷면은 이승재의 노래로 채워졌고 "눈동자"가 큰 인기를 얻는다.
박일남의 음반에는 석현 작사, 김희갑 작곡으로 나왔던 것이 He5 음반에는 김희갑 작사, 김희갑 작곡으로 그리고 이후에는 김중순
의 작사도 나왔다. 박일남이 처음 부른 가사에서 한 단어만 바뀌었다.
He5라는 그룹사운드의 음악인데 순수 통기타 반주 위주로 구성되어 발라드로 편곡된 곡에 한웅의 포근하면서 서정적인 목소리가
어울려 독특한 감상미를 주고 있다.
한웅은 1971년 이곡을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기도 했는데 "방송 부적격"으로 금지곡이 되고 만다. 이 곡은 옴니버스음반
"별밤에 부치는 노래시리즈 2"로 부제는 "사랑의 이야기'로 윤항기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타이틀곡이었다.
여기 실린 한웅의 노래는 He5의 연주에 한웅이 부른 곡으로 He5의 곡과 같은 곡이다.
이렇게 동일한 곡이 금지곡이 되었다니 의아한 일이기도 하다. "정 주고 내가 우네" 인기곡으로 만든 장본인은 김훈이었다.
그래서 방송에서조차 트리퍼스(김훈)을 원창자로 오인하여 소개하는 곳도 있다.
1971년 김희갑 작곡의 "옛님"으로 데뷔한 트리퍼스의 두번째 앨범인 1975년 발표한 앨범에 들어있던 이 곡은 A면 타이틀곡인
김중신 작사, 작곡인 "나를 두고 아리랑"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B면 세번째 곡으로 실린 "정 주고 내가 우네"도 김훈의 허스키 저음
의 매력에 다시 조명 받으며 큰 인기를 얻는다. "나를 두고 아리랑" 작사가 김중신은 가수 김수희가 차용한 이름이다.
브라스록을 표방한 트리퍼스였는지라 편곡도 트리퍼스에 맞추었다.
이 곡은 선율이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편이라 반주가 화려하면 곡의 느낌이 죽어서 대부분의 편곡은 반주가 보컬에 비해 약한
편인데 이 곡에서도 반주가 강하지 않고 트럼펫이 끌고가는 간주와 변주부분 외에는 기타로 반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덕분에 가수의 목소리가 돋보이고 있다.
He5 시절과 1971년 이 노래를 다시 불러 금지곡의 아픔을 안았던 한웅이 이 노래를 9년만에 다시 불렀다.
한웅은 He6 결성될 즈음 도미하였는데 이후 잠시 귀국하여 이 노래를 다시 불렀던 것으로 금지곡의 아픔에서 벗어나려 제목과
가사를 김중순이 다시 썼다. 한웅의 노래 가사는 오히려 원곡의 가사보다 밋밋해진 듯한 느낌이 있지만 한웅의 떨리는 듯한 바이브
레이션과 담담한 듯 가끔씩 올라오는 감정이 노래를 더욱 절절하게 만드는 듯하다.
동일한 이 가사와 제목으로 같은 해(1979년) 임주리도 발표했었다.
어쩌면 이곡이 더 먼저 발표되었을 수도 있다. 임주리의 데뷔 음반에 실렸던 곡이다.
1984년 나훈아가 불렀고 나훈아 특유의 뒤집어지는 창법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나훈아표의 노래가 되었다.
원래부터 나훈아 노래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곡이다.
그리고는 1989년, "김희갑 조용필 앙상블" 앨범에 수록된다.
이 앨범은 김희갑 작품집의 성격으로 김희갑 곡 중 조용필과 어울릴 만한 곡으로 채워졌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 "정 주고 내가 우네"다 조용필의 곡해석과 가창력이야 잘 아는 것이지만 음을 한 음씩 짚어가며 가사
하나하나 꼭꼭 씹듯이 감정을 살려 부르는 정성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된다.
2002년 발표한 "박진광 통키타 라이브"에 실렸던 곡 박진광의 중후한 저음과 통기타 반주의 매력으로 새로운 느낌을 주는
곡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곡도 빼놓을 수 없다. 오로지 통기타 하나의 반주지만 통기타도 통기타 나름인지 트로트로 편곡된
통기타 반주가 멋지고 박진광의 저음이 기타반주에 얹혀 너무도 잘 어울린다.
2006년 발표한 "주현미 17집"에 수록된 곡 이 음반 역시 김희갑의 노래로 채워진 김희갑 작곡집 성격이었다.
주현미는 여자 트로트 가수 중에 그 감칠맛이 출중한 목소리를 타고난 가수인데 이 노래에서도 그 간드러진 맛이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김정수", "최진희", "송대관", "김연자", "김수희", "혜은희", "전영록", "조영남", "현철", "최헌", "영사운드", "김용임", "문희옥", "박강성", "서울패밀리", "차도균", "김흥국", "진성", 등에 최근 젊은 가수로는 "신웅", "신유", "홍원빈", 강혜연" 등등 우리나라 트로트 가수라면 거의 다 취입한 노래이기도 하다.
게다가 일반 아마추어에 스님까지 그리고 연주곡으로는 섹소폰, 대금, 아코디언, 전자올갠에, 기타, 바이올린 등등 유튜브에 영상
으로 돌아다니는 것만해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우리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는 곡이기도 한 모양이다.
여러 가수들과 연주곡을 들어보면 다 개성이 있어서 어느 것 하나를 뽑아들기가 쉽지 않다.
제일 먼저 들은 노래가 뇌리에 깊이 남을 것이기도 하다. 초기에 부른 박일남, He5의 노래를 시작으로 시대가 지날수록 노래의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알 수도 있다. 곡의 해석이 깊어졌다고도 할 수 있으나 속기가 점점 가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일남 - 정주고 내가 우네
정든 님 사랑에 우는 마음
모르시나 모르시나요
무정한 당신이 내 마음 아실 때는
가슴 치며 후회하련만
어차피 가신다면 이름마저 잊으리
정주고 내가 우네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정든 님 모습을 행여 나
잊을 때는 잊을 때는
무정한 당신이 내 마음 꾸짖으니
야속하고 우울하련만
그리움 남겨두고 그대 어이 가려하오
첫사랑 고백하던
그 말씀을 잊으셨나요
[출처] 가요(7080)/정 주고 내가 우네 - 박일남|작성자 첫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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