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희 - 보슬비 오는 거리
성재희라는 나이든 신인 가수를 최고의 인기 반열에 올려 놓은 곡이다.
1965년 전우 작사, 김인배 작곡, 성재희 노래로 발표된 "보슬비 오는 거리"는 발표와 함께 인기곡으로 급부상하여 그 해 월간
"아리랑"에서 제정한 신인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저음의 허스키 보이스에 외모 또한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녀 매력을 발산하던 성재희는 인기 절정의 시기에 20여곡의 노래를
남기고 잠적한다. 도입부 간주에서 들리는 트럽펫소리가 시원하고 반주를 들으면 트럼펫 명연주자였던 작곡가 김인배의 느낌이
트럼펫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다시 음미하며 들어도 성재희의 소리는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소리는 아니다.
젊은 여인의 목소리로서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수의 소리로는 타고난 듯한 소리다.
저음의 굵은 소리에 비음이 약간 섞인데다가 단전에서 끌어올리는 울림이 있는 소리라 성랑도 풍부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
들게 하는 소리다.
입이 큰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다. 구강구조상 입이 크고 입안의 구강의 면적이 넓어 소리가 한번 울려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앵앵거리지 않는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다. 소위 대형가수라 불리는 목청 좋은 가수들이 이런 류이다.
나애심, 패티김, 박경애, 박경희, 최진희, 이미자 같이 입이 큰 가수들의 소리다(선천적 요인). 입이 작아도 부단히 노력하면 입이
아닌 배와 머리의 율림을 이용하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기도 한다(후천적 요인). 이 둘의 기술을 다 익힌 가수들도 있는 듯하다.
성재희는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가정주부로 일본에서 사업가와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노래가 좋아 한 곡만 취입하고 그만둔다고 남편과 약속하고 음반을 취입하였고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기 절정을 뒤로
하고 일본의 남편 곁으로 돌아간 것이다.
남편이 타계하고, 첫 음반을 내고 40여년 만에 "천의 바람 되어"라는 음반을 내기도 한다.
"보슬비 오는 거리"를 작사한 전우(전승우)는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수많은 가사를 남긴 전설적인 인물이다.
부인과 별거 중에 보슬비 오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이 가사를 쓰게되었다고 하며, 혈관 속을 떠돌던 세월의 흔적이 보슬비를
타고 내리는 듯 아픔을 잘 담아내고 있어 감성적인 성재희의 목소리에 실려 더욱 아려오는 듯하다.
작사가 전우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알콜 중독자가 되었고 정릉 산 속에 술 취해 쓰러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시립병원으로 옮겼으나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행려자 신세로 간경화증으로 쓸쓸히 세상을 등지는데, 당시 나이가 마흔두 살(1978년)이었다.

성재희 - 보슬비 오는 거리
보슬비 오는 거리에 추억이 젖어 들어
상처 난 내 사랑은 눈물뿐인데
아, 타버린 연기처럼 자취 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없네

보슬비 오는 거리에 밤마저 잠이 들어
병 들은 내 사랑은 한숨뿐인데
아, 쌓이는 시름들이 못 견디게 괴로워서
흐르는 눈물이 빗속에 하염없네

[출처] 가요(5060)/보슬비 오는 거리 - 성재희|작성자 첫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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