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3학년 때 국내 최고의 인기그룹인 ‘히식스(H6)의 멤버로 스카우트되는 행운이 따랐다.
‘초원의 사랑’과 ‘초원의 빛’이란 노래로 유명한 히식스에서 그는 리듬기타를 치며 당시 여대생의 주목을 받으며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때만 해도 여성팬들과 대형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야유회에 다닐 정도로 히식스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낮에 차를 팔고 밤에는 나이트클럽으로 바뀌는 서울 명동의 미도파백화점 5층 ‘사운드 오브 미도파’에서 전속 밴드로
활동할 당시에는 쫓아다니는 극성 여자팬들을 피해 다니느라 맘고생도 많았다.
한창 인기 있을 때 기타리스트 김홍탁(현 서울재즈아카데미학원장) 등이 미국으로 건너가 팀이 해체되면서
그는 1974년 새로운 멤버 7명으로 ‘검은나비’를 결성했다. 최헌은 허스키하면서도 구수한 목소리로 김홍탁 작곡의
‘당신은 몰라’를 발표해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2년 후 그는 새로운 그룹 ‘호랑나비’를 이끌며 전 국민이 따라 불렀던 ‘오동잎’을 탄생시켰다. 두 장의 앨범을 내고
밴드생활을 접은 그는 1977년 솔로로 데뷔해 ‘세월’이란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어 2집 ‘어찌합니까’,
3집 ‘앵두’ ‘구름 나그네’, 4집 ‘가을비 우산속’ ‘순아’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서울 종로 단성사 극장에서 최초의 리사이틀을 한 가수로도 기록을 남겼다. 1981년 중매결혼을
하고 연예인 생활이 싫어 서울 명동에서 오디오 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밴드는 그의 천직이었을까. 1984년 옛 친구들을 모아 다시 ‘불나비’를 조직해 미국 팝가수인 버티하긴스의
‘카사블랑카’를 번안곡으로 발표했다. ‘검은나비’ ‘호랑나비’ ‘불나비’로 이어지는 팀이름의 나비시리즈 막을 내리고
‘서울앙상블’이란 그룹을 만들었으나 나이트클럽에 레코드판으로 음악 틀어주는 DJ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활동할
무대를 잃어 방송 활동도 뜸해지다가 2012년 세상을 떠났다. 소리를 내지르지 않고도 이렇게 감성적인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허스키한 최헌의 그리운 목소리......
최헌 - 앵두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마음을
흘러가는 구름은 아니겠지요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눈동자
구름 속의 태양은 아니겠지요
사랑한단 그 말 너무 정다워
영원히 잊지를 못해
철없이 믿어버린 당신의 그 입술
떨어지는 앵두는 아니겠지요
사랑한단 그 말 너무 정다워
영원히 잊지를 못해
철없이 믿어버린 당신의 그 입술
떨어지는 앵두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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